개인적으로 경험한 간장게장 식당 중에 최고라고 할 만한 곳은 어디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처음 경험한 곳은 유명하다는 신사동 근처의 간장게장 전문점이었는데 뭐 맛있기는 했지만 비싸다는 생각과 어수선하다는 느낌, 그리고 약간의 비릿함을 느꼈었다. 그 뒤로 여러 곳의 간장게장의 맛보았는데 어느새 간장게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돼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식당마다 외국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부작용일까 유명하다는 곳들은 어수선하고, 시스템에 맞지 않게 대형화시켜서 이 비싼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 논 곳들이 태반이다. 정말 먹고 나서 화가 날 지경인 곳들도 많아졌다. 관광객들은 무얼 느끼고 돌아갈까?
각설하고 약20년전 부터 자주 찾아간 곳이 진미식당이었다.
원래는 지금 있는 곳의 대로 건너편 골목에 수줍은 듯 테이블 하나로 시작한 곳이었는데 유명해지면서 길 건너 지금의 자리로 넘어왔다. 점점 손님이 늘어 예약이 힘들어질 때쯤 갑자기 일본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일본 손님들이 볼 때 당시 2~3만 원 하는 간장게장 한 마리가 싸기도 하고 멀리서 작정하고 왔는데 정말 맛까지 좋으니 2인분을 시켜 먹고 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는 것이 당시 일본에서 갓포 정도의 식당에서 저녁식사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면 보통 1만 엔 정도는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해외의 명물을 최고의 집에서 2~3천 앤에 계란찜부터 찌개에 어리굴젓등 각종 반찬까지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싸다고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2024년 5월)은 4만 5천 원으로 올랐지만.
진미식당의 간장게장은 6월과 12월에 서산에서 일괄 구입한 꽃게를 영하 35도로 급속 냉각한뒤 필요한 양만큼 서산생강을 넣고 삭힌 간장에 3일간 숙성 후 손님상에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미식당의 간장게장은 일단 1마리가 매우 크고 수율이 좋다. 그리고 짜지 않고 비릿한 느낌을 한 번도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인가 간장게장 안 좋아한다는 사람을 데려가도 정말 맛있게들 먹는다. 짜지 않고, 맛있으며 신선하고 끔찍한 간장게장~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게다가 진미식당이 좋은 점은 정갈하고 푸짐한 음식들도 한몫합니다.푸짐한 계란찜, 어리굴젓, 서산의 명물 감태에 게국지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한 것이 없어요.
지금은 마포역 쪽에서 맛있는 가장게장으로 유명해진 서산 꽃게가 진미식당에서 분가한 곳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가까운 아현동 간장게장까지 하면 마포일대가 서울 간장게장의 본거지가 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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