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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로 연민하고 연대합니다

밤에 가는 산

by 루- 200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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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자주 산에 다니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일에 가정에 ...언제나 산은 뒷전일 수 밖에 없지요.


한 3년 전부터 방법을 바꿔보았습니다.


퇴근뒤나 주말에 가까운 산에 가는 방식으로 바꾼뒤 못가도 1주일에 한번은


그 좋은 산을 다닐 수 있게 되었죠.


오후 8시~9시 사이에 집을 출발해서 가까운 서초구 청계산이나 하남시의


검단산을 오르고 다시 집에오면 11시반이나 12시정도 되더군요.


요즘은 갈때마다 2,3명,많을 때는 5,6명을 만나지만 처음에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산을 오르는 즐거움에 빠져 낮에는 사람붐비는 가까운 산에는


안가고 있습니다.사람 꽁무니만 보며 걷는 산행은 피곤하죠..


12월28일 저녁 9시에 출발해서 9시30분쯤부터 청계산엘 올랐습니다

          청계산 주차장 노출을 15초나 잡았더니 너무 밝게 나왔군요


    청계산 입구 입니다.


작년에는 밤에 청계산을 향하던중 갑자기 폭설이 내려 도착해 보니 그야말로 신천지 같은


청계산을 혼자서 만끽한적이 있었습니다.


밤에 가는 청계산이나 검단산의 절정은 역시 정상에서 보는 서울의 야경일 것입니다.


세계어느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기가 막힌 야경을 보면서 준비해간


막걸리나 데워간 청주를 한잔 하는 그 맛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죠.


   양재동쪽 모습입니다

     셔터를 좀 오래열고 찍어봤습니다


청계산은 흙산이라 훼손되기 쉬운 곳입니다만 요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나무계단이 설치되어있는데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분들께서는 맛이 안난다고 하시는데 아마 이런 시설 없이 몇년만 더 방치하면


엄청난 훼손이 있을 듯합니다.




올 한해 만해도 수십번 올라간 아주 작은 청계산이지만 갈 때마다 많은 것을 배웁니다.


안개가 구름처럼 가득찬 날 밤에 올랐다 헤드랜턴을 켜도 눈앞에 들이댄 손조차 안보일 정도라


당황했던 일 도 있었습니다.


"아! 결국은 산악인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게생겼구나..히말라야도 아니고


 청계산에서 조난당해 신문에 난다면 이무슨 망신일꼬.."라는 생각이 들 었으니까요.


이 날도 물론 준비는 항상 하고 다닙니다만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매우 강하고 추위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정상에서 온도계를 꺼내 재보니 영하 10도를 가르키더군요.


아무리 작은 산도 정상에 부는 바람은 다릅니다.


올해는 더는 청계산을 찾지 못할 것 같아 준비해간 청주를 아주 조금 정상 큰처의 바위와


나무에 올리고 절을 하고 하산했습니다.


12월 31일에는 소백산을 다녀왔습니다.


매년 겨울이되면 중독처럼 찾게되는 곳...


소백산 능선위에서서 불어 데는 그 칼바람을 한번 맞으면


다시 찾지 않고는 배길 수없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곤 한답니다.


능선과 정상의 온도는 영하 18도..아마도 체감온도는 영하 25도에 가까웠을 듯합니다.


그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다운 칼바람속에서 보는, 이어진 능선길은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절정을 이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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